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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in my 배? 노트 목록

LAB NOTE / 03

출시 후, 그다음은?

어떻게 알릴까, AI로 무엇을 더할까, 식단 관리로 나아갈까. 첫 버전 다음에 남아 있는 질문들.

사진을 남기고, 캐릭터가 먹고, 음식이 쌓인다. 첫 버전에서 만들고 싶었던 경험은 이 정도였다. 이제 그다음을 생각하면 기능 목록보다 질문이 먼저 떠오른다.

사람들은 이 앱을 어떻게 알게 될까. 음식 사진이 쌓이면 무엇을 더 해볼 수 있을까. 기록하는 일 자체를 덜 귀찮게 만들 방법은 없을까. 아직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출시 이후에 살펴보고 싶은 생각들을 남겨본다.

홍보 — 이 앱을 처음 만나는 순간

요즘은 AI의 도움을 받으면서 만드는 일의 문턱이 낮아졌다고 느낀다. 반면 만들어둔 앱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은 여전히 낯설다. 앱이 있다는 사실부터 알려야 하고, 잠깐이라도 써보고 싶은 이유도 전해야 한다.

What's in my 배?는 설명을 길게 늘어놓기보다 한 장면을 보여주는 편이 어울릴 것 같다. 음식 사진을 넣으면 캐릭터가 먹고, 배 안에 음식이 쌓이는 짧은 영상. 우선은 그 장면만으로도 어떤 앱인지, 조금은 써보고 싶은지 확인해보고 싶다.

이 노트도 그런 시도 중 하나다. 왜 만들었는지, 어디에서 막혔는지, 무엇을 고민하는지 남기다 보면 앱을 소개할 때 전할 이야기도 생길 것 같다.

다만 관심을 얻는 것과 계속 쓰게 되는 것은 다른 일이다. 처음에 재미있어서 설치한 사람이 다음 식사 때도 앱을 열까? 출시 후에는 다운로드 숫자만큼이나 다시 열게 되는 이유와 기록을 멈추는 이유를 듣고 싶다.

AI — 쌓인 사진을 읽어줄 수 있을까

사진이 몇 장일 때는 직접 넘겨보면 된다. 몇 주, 몇 달의 기록이 쌓이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내가 어떤 음식을 자주 먹었는지, 비슷한 메뉴를 얼마나 반복했는지 궁금해질 것 같다.

AI를 붙인다면 이런 질문부터 풀어보고 싶다. 사진에 음식 이름을 붙여주거나, 한 주의 기록을 묶어서 보여주는 것. 거창한 조언보다 내가 남긴 기록을 다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능을 먼저 상상하고 있다.

이름이나 양을 잘못 짚었을 때는 어떻게 고치게 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칼로리까지 보여준다면 숫자를 얼마나 믿을 수 있을지, 추정값이라는 점을 어떻게 전달할지도 고민거리다. 결과가 그럴듯해 보이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물론 기능을 붙이면 운영비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분석을 언제 실행할지, 얼마나 자주 쓸지, 비용을 감당할 방법은 무엇일지. 처음에 개발을 시작하기도 전에 지쳤던 문제를 다시 만나게 된다. 이번에는 실제로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부터 좁혀보고 싶다.

음식 일기에서 식단 관리로?

먹은 기록을 모으다 보면 식단 관리로 확장하고 싶어진다. 자주 먹는 음식이나 식사의 흐름을 보여주고, 다음 메뉴를 고를 때 참고할 만한 정보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음식 일기와 식단 관리는 앱을 여는 이유가 다르다. 일기는 ‘오늘 무엇을 먹었지?’를 돌아보는 데서 시작한다. 관리가 중심이 되면 목표를 정하고, 수치를 확인하고, 다음 선택을 바꾸는 경험이 필요해진다.

처음의 가벼운 기록이 숙제처럼 느껴지지는 않을지도 마음에 걸린다. 이 앱은 먹은 것을 보여줘서 죄책감을 주려던 생각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음식 일기로 방향을 바꿨다. 기능이 늘어났을 때 어떤 기분을 주는 앱이 될지는 다시 골라야 한다.

지금은 어느 쪽으로 갈지 정하지 않았다. 식단 관리를 원하는 사람이 있는지 먼저 듣고, 필요하다면 원하는 사람만 켤 수 있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글래스 — 휴대폰을 꺼내지 않아도 된다면

만드는 나부터 밥 먹기 전에 휴대폰을 꺼내는 게 귀찮다. 앱을 열고 사진을 찍는 짧은 동작도, 음식이 앞에 있으면 건너뛰고 싶다. 기능을 더 넣는 것보다 이 순간을 덜 번거롭게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래서 글래스를 떠올렸다. 음식을 보면서 짧게 ‘이거 기록해줘’라고 말하고, 나중에 휴대폰에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면 어떨까. 식사 중에는 손을 덜 쓰고, 정리와 확인은 식사 뒤로 미루는 방식이다.

아직 특정 기기에서 구현할 수 있는지 확인한 계획은 아니다. 사용자가 원할 때만 촬영하게 하려면 어떤 조작이 좋을지, 잘못 남긴 기록을 어떻게 취소할지도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 우선은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기록한다는 경험이 정말 편할지부터 궁금하다.

다음 기능은, 써본 뒤에

홍보부터 AI, 식단 관리, 글래스까지 적고 보니 다시 앱이 커진다. 하고 싶은 일을 전부 다음 버전에 넣으려 하면 처음과 같은 자리로 돌아갈 것 같다.

우선은 첫 버전을 알리고, 실제로 써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귀여워서 한 번 열어보는 앱에서 일상에 남는 앱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다음에 만들 것은 그 답을 조금씩 들으면서 정해보려고 한다.